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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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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중, <문화적 모더니티의 역사시학> 요약 발제 1. 진보의 역사철학 대 순간의 역사시학 근대는 역사적 진보의 관념을 바탕으로 계몽적 이성을 강조한 시대이다. 역사적 진보의 관념은 보다 완전한 시대로 나아가는 유토피아적 사상을 담는다. 이 진보 관념은 정치적으로 민족국가의 형성을,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의 확립을, 사회적으로는 부르주아 시민사회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19세기 중·후반에 이르러 진보 철학의 근대적 의식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근대에 맞서는 대항근대성, 즉 문화적 모더니티를 주장한다. 그들은 진보의 역사철학과 대비되는 ‘순간의 역사시학’을 주장한다. 순간의 역사시학은 갑작스런 정지와 단절, 불규칙적인 리듬, 끝없는 회귀와 반복, 고대와 현대의 시대착오적 결합 등 시간이 반복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불규칙적이고 파편적인 시간 안에..
『자본론』3권 (下) / 제6편 초과이윤이 제대로 전환. 제37장 서론 앞으로 다루게 될 농업은 봉건적 토지소유나 소농민적 농업이 아니라, 자본과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개입으로 전환된 형태의 농업이다. 1권 8편(시초축적)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은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첫째로는 생산자가 노예와 같은 부속물의 지위에서 해방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을 수탈당한다는 것이었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농업과 노동자로부터 노동조건을 수탈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농업에서는 농촌노동자로부터 토지를 수탈하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농촌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종속된다. 즉 농업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종속되면서 토지의 의미가 변화한 것이다. 이렇게 변한 토지는 자본가에 의해 점유된다. 자본가의 토지 소유는 지구의 일정한 부분을 개인이 지배할 수 ..
발터 벤야민 1. 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은 1892년에 베를린에서 태어나서 192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 비평가이자 사상가이다. 그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의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던 바이마르 시기에 주로 활동했다. 경제적․정치적 혼란 속에서 그는 자본주의적 근대화 과정과 전쟁을 몸소 체험하였고, 그 과정에서 사회를 변혁할 이론적 방법을 찾고자 했다. "유물론적 문화지형학"은 벤야민이 현실을 파악하고 실천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자 했던 방법이다. 그는 아웃사이더 사회주의자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독일비극의 원천」(1928),「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1935),「아케이드 프로젝트」등의 작품들은 위와 같은 발터 벤야민의 사상적 고민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논문에서 벤야민을 이해하는 데에 ..
프란츠 파농 번개 세미나 // 『검은 피부 하얀 가면』 6장 6장. 흑인과 정신병리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가족’에 속한 사람의 행동양식을 바탕으로 한다. 가족의 구조와 국가의 구조가 상동성을 지니며, 아버지의 권위가 곧 국가의 권위와 동일시된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명화 된 가족은 국가의 축소판으로 이해되어 왔으며, 그 안에서 성장한 한 개인은 한 가정의 아이이자, 국가의 일원으로 파악된다. 백인 가정에서의 가부장적 권위는 국가에서 재현된다. 그러나 프란츠 파농은 프로이트가 유색인이 겪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유색인은 백인과는 정반대의 경우를 보인다는 것이다. 파농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유색인이라고 할지라도 백인과 접촉하면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20세기 프랑스에서는 흑인과 백인의 동화가 아주..
루시드 폴, 사람이었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내게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러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에 세계라는 이름에 정의라는 이름에 개발이라는 이름에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사람이었네..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사람이었네..사람이었네.. 루시드 폴, 사람이었네. ===================..
후광의 상실 "아이고! 저런! 당신이 여기 있다니? 당신, 정수만을 마시는 당신이 몹쓸 곳에 있다니! 신들의 양식만을 먹는 당신이! 정말 놀라운데." "여보게, 말과 마차를 내가 무서워한다는 걸 당신도 알지 않소. 방금 내가 보도를 급히 가로질러 죽음이 사방에서 전속력으로 달려드는 이 불안정한 혼돈 사이로 흙탕물을 뛰어넘는데, 급히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그만 나의 후광이 머리에서 보도의 흙탕 속으로 떨어져 버렸소. 나는 표적을 잃는 편이 낫다고 판단을 내린 거요. 그러고는 속으로 불행이 어떤 때에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소. 이제 나는 아무도 모르게 산책도 할 수 있고, 저속한 짓도 할 수 있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방탕에 빠질 수도 있소. 그래서 보다시피 나는 당시들과 똑같이 여기에 온 거요!" "당신은 적어도 후광을 잃..
『자본론』3권(下) / 제33장 신용제도 아래의 유통수단 산업가와 상인들 사이에서 상품의 매매를 비롯하여 대부와 예금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러한 것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은 화폐가 직접 운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가 예금한 돈을 은행에서 B의 어음을 할인하여 화폐로 바꾸어 주고, 다시 그 돈을 C에게 대부하는 과정에서 화폐는 직접적으로 운동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매매 없이 소유자만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신용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매개운동은 구좌의 이동이나 각 은행간의 상호결제, 신용조작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현실적인 매매가 없기 때문에 은행의 거래액에 증가해도 은행권의 총 유통액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한다. 그러나 은행권의 총 유통액이 감소했다고 해서 주식은행이나 자본가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은행은 "종..
『자본론』Ⅲ권(상) / 제24장 자본관계의 피상적인 형태로서 이자 낳는 자본 자본관계는 이자 낳는 자본을 통해 가장 물신적인 형태를 띠게 된다. 상업자본에서는 적어도 M-C-M'의 자본운동의 일반형태를 드러낸다. 상업자본은 구매와 판매의 과정을 모두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자 낳는 자본에서는 M-M'로 이 과정들이 모두 소멸되어 나타난다. 즉 자본은 원금자신과 자기 가치를 증식시키는 자신의 관계로 나타난다. 이 공식은 M-C-M'이 M-M'(M+∆M)으로 축소된 것이며, 자본 시초의 일반공식이 무의미할 정도로 생략된 것이다. 자본 자신이 자기 창조의 원천이기 때문에, 사물(화폐․상품․가치․)은 그 자체로 자본이며, 화폐는 그 자체로서 자본이다. 따라서 이자 낳는 자본에서는 자본 기원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고 화폐가 과정 없이 변천하는 “자동적인 물신”이 된다. 더 나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