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끝맺는다는 것 어떤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끝낼 수 없어서가 아니라, 끝내지 않는 쪽이 더 견디기 쉽기 때문에. 고통의 이야기를 붙들고 있는 한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자이고, 피해자인 한 우리는 아직 심판받지 않은 것들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야기를 끝맺는다는 것은 그 권리를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야기를 끝내는 것을 이토록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바흐친의 말을 빌리면, "존재에 대한 알리바이란 없다." 고통의 역사 앞에서 우리는 그 역사를 증거로 삼아 현재의 책임을 유예할 수 없다. 과거는 언제나 여러 방향으로 열려 있던 순간들의 총합이었고, 우리가 과거에서 오직 실현된 가능성들만을 보려 할 때, 즉 피해의 서사만을 고정된 진실로 읽으려 할 때, 우리는 과거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