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관계는 이자 낳는 자본을 통해 가장 물신적인 형태를 띠게 된다. 상업자본에서는 적어도 M-C-M'의 자본운동의 일반형태를 드러낸다. 상업자본은 구매와 판매의 과정을 모두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자 낳는 자본에서는 M-M'로 이 과정들이 모두 소멸되어 나타난다. 즉 자본은 원금자신과 자기 가치를 증식시키는 자신의 관계로 나타난다. 이 공식은 M-C-M'이 M-M'(M+∆M)으로 축소된 것이며, 자본 시초의 일반공식이 무의미할 정도로 생략된 것이다. 자본 자신이 자기 창조의 원천이기 때문에, 사물(화폐․상품․가치․)은 그 자체로 자본이며, 화폐는 그 자체로서 자본이다. 따라서 이자 낳는 자본에서는 자본 기원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고 화폐가 과정 없이 변천하는 “자동적인 물신”이 된다.
더 나아가서 화폐 자체의 속성이 가치를 창조하는 것, 이자를 낳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자는 기능자본가가 노동자로부터 착취하는 이윤 또는 잉여가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480) 그러나 그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이자를 자본의 고유한 것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자본물신의 개념은 여기에서 발생한다. 속류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자를 하나님의 주신 선물이라는 개념으로 파악한다.
피트(William Pitt)는 화폐의 자기증식 과정을 연금술적으로 생각했다. 복리를 낳는 화폐가 단리로 대부되는 화폐보다 높은 이윤율을 지닌다고 주장하면서, 더 나아가 이자가 복리로 인해 무제한적으로 증대할 것이라고 보았다. 또 다른 경제학자인 프라이스(Richard Price) 또한 자본이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숫자라고 생각하고는 자본이 끊임없이 성장할 것이라고 망상했다. 그리고 경제 잡지인『이코노미스트』사회의 모든 자본이 이자로 잠식되어 버릴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인류가 제공하는 모든 잉여노동은 자본 자체의 내재적인 법칙(화폐 스스로 자기증식한다는 법칙)에 따라 자본에 속한다는 것이다.(486)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처럼 자본의 축적과정은 복리의 축적과정과 동일한 것인가? 실상 자본축적에는 질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숨겨진 M-C-M'의 과정에는 가변자본이 반드시 포함되기 때문에, 총 노동일, 노동 생산력, 인구의 발전수준에 한계가 있는 한 모든 잉여가치가 이자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자본물신의 개념은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