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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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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솔닛,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p.8 아르네-톰프슨 분류체계에 의하면, 여러 설화 유형들 가운데는 "주인공이 초자연적이거나 위협적인 원조자의 진짜 이름을 부름으로써 그를 물리치는 이야기"들이 있다. 먼 옛날 사람들은 이름에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 무언가를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는 행위는 무대책.무관심.망각을 눈감아주고, 완충해주고, 흐리게 하고, 가장하고, 회피하고, 심지어는 장려하는 거짓말들을 끊어낸다. 호명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호명은 분명 중요한 단계다. ~ "명명 해방의 첫단계다." p.15 일단 우리가 이것을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면, 그때부터 우리는 비로소 우선순위와 가치에 대해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잔학함에 대한 저항은 그 잔학함을 숨기는 언어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p.37 우리는 ..
미셸 앙리, <야만> #memo 인간 감성과 대비되는 자연과학. 삶과 세계를 주관하는 감성을 배제하는 과학적 접근방식을 일원화하는 현대 이데올로기를 "야만"으로 규정. 아마르티아 센 글을 읽다가 문득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서 정리 p.15 삶의 영역에 지식을 복귀시키는 일, 예를 들어 마르크스처럼 "생각은 삶의 한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이론적인 문제도 참으로 자율적이지 않다는 걸 이해하는 일이다. 그 연구 주제에서 주관성을 배제한 갈릴레이의 결단은 오직 지적인 결단만은 아니다. 그 결단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등을 돌린 건 바로 삶 자체다. 지식의 변화 뒤에 그 원인이나 그 결과로서 자기파괴autodestruction라는 중대한 현상이 출현한다. 이 자기 파괴는 삶의 자기 파괴다. 삶의 자기 파괴는 마찬가지로 문화..
아마르티아 센, <정체성과 폭력>, 바이북스, 2020. "우리는 이보다 잘 할 수 있다." p.22 인간의 축소화가 가져오는 끔찍한 영향을 검토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그 영향은 경제적 세계화와 정치적 다문화주의, 역사적 탈식민주의, 사회적 민족성, 종교 근본주의, 세계적 테러리즘과 같이 기존에 확립된 주제들을 재검토하고 재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현대 사회에서 평화의 전망은 우리가 다원적인 소속 관계를 맺고 있음을 인정하고 하나의 넓은 세계의 일반적인 거주자로서 이성적 추론을 사용하는 데 있는 것이지 조그만 컨테이너에 엄격하게 감금되어 있는 피수용자로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중요성을 명석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이해와 관련해서, (각 나라 내에서든 국제적으로든) 합리..
마사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독서기록 민주주의의 이상 p.82 반대하는 정신에 대해. 그리고 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려움에 휩쓸리지 않고 기꺼이 혼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엄마 옆에서 혼자 놀 수 있는 어린이는 순응을 요구하는 강력한 힘 앞에서도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나야 한다. 민주주의는 진실과 이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를 배양해야 한다. p.36 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려면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이 필요하다. 절대 군주 국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복종을 가능하게 하는 두려움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민주주의에서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선에 대한 믿음, 미래에 대한 희망, 민주주의를 좀먹는 증오와 혐오와 분노에 맞서려는 결심. 나는 이 증오, 혐오, 분노..
호미 바바 <문화의 위치> 중에서 <인도로 가는 길> 관련 "식민지적 진리의 주변에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모종의 침묵의 공모가 존재한다. ~ 그 의고적인(archaic) 식민지적 '타자성'은 본래의 이름들과 장소들을 지우면서 수수께끼처럼 말을 한다. 그것은 제국의 승리의식을 식민지적 혼란의 표시로 전환시키는 침묵이며, 그 침묵의 반향을 들은 사람들(제국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기억을 상실한다. 그같은 식민지적 혼란의 표시는 초기 모더니즘적 식민지문학의 목소리이자 복합적인 문화적 기억이다." p.246 "에서 아지즈는 마라바르 동굴로 가는 영국인과 인도인이 뒤섞인 여행에서 필사적이면서도 의기양양하게 출발하지만 카와 돌(Kawa Dol)의 메아리에 의해 비참하게 무너지고 만다. "부움, 우우-부움이 인간의 철자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리이다.......
한나 아렌트 노트 폭민"폭민을 국민으로 동일시하는 근본적 오류" "폭민은 일차적으로 각 계급의 낙오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이다. ~ 국민이 모든 혁명에서 진정한 대의제를 위해 투쟁했다면, 폭민은 항상 '강한 자', '위대한 지도자'를 소리 높여 외친다. 폭민은 자신을 소외시킨 사회를 증오하며,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는 의회 역시 증오하기 때문이다." p.242 "폭민은 성장하는 산업 노동자와도 또 더욱 분명하게는 국민 전체와 동일시될 수 없으며, 실제로 모든 계급의 폐물들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폭민은 이렇게 구성되었기 때문에 폭민과 그 대표자들이 계급차이를 폐지한 것처럼 보였고, 또 계급 국가의 밖에 있는 그들은 왜곡된 형태 또는 희화화 된 형태의 국민이라기보다 국민 자체(나치가 말하듯이 국민공동체)처럼 보였..
리타 펠스키, <근대성의 젠더>, 2010. (Ex Libris) 1. 마샬 버먼은 에서 괴테의 파우스트를 근대성의 전형적인 영웅으로 해석한다. 이를 남성성의 대표적 상징물이라고 이해해도 좋겠다. 근대성의 상징인 파우스트, 마르크스, 보들레르 등의 인물들은 근대성뿐만 아니라 남성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근대성을 남성성으로, 전통을 여성성과 동일시한 마샬 버먼. 근대의 두 가지 모습을 ⓐ해방된 부르주아 주체의 자율성 ⓑ수동적, 비결정적인 근대적 개인 / 물신화, 리비도화, 상품화된 여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근대화(modenization) - 모더니즘(modernism) : 특정한 예술생산 형식을 규정 - 모데르니떼(modernite) : 유행과 소비주의, 도시성, 일상생활의 미학화. - 근대성(modernity) : 시대구분용어로 사용. 주체성에 입각한 근대의 세..
조현준, <젠더는 패러디다>, 현암사, 2014. NOTE 1. 섹스와 젠더가 처음으로 구분된 것은 1968년. 로버트 스톨러의 1990년 주디스 버틀러는 '섹스는 이미 줄곧 지금껏 젠더였다'고 주장. 2. 페미니즘의 정치성을 위해 여성 주체로 재현되는 여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특히 버틀러는 범주로서의 여성에 대해 비판적이며, 여성에 대한 재현은 여성 주체가 가정되지 않을 때 의의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여성을 페미니즘의 주체로 '재현'하는 언어와 정치의 사법적 구성은 그 자체가 하나의 담론적 구성물에 불과하며 당면한 '재현정치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33-34쪽) 3. 드랙(drag)은 젠더를 모방하면서도 은연중에 젠더 자체의 우연성뿐 아니라 모방적인 구조도 드러낸다.(39쪽) 4. 젠더 패러디 개념은 패러디적 정체성이 모방하는 본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