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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블랑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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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중 "가능한 죽음" 시는 시인에게 그가 다가갈 수 있는 진리나 확실성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시인인지 모르고, 시가 무엇인지, 시라는 게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시는 그에게 달려 있고, 그의 탐구에 달려 있다. 이러한 의존관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그가 찾는 것의 주인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자처럼 만든다. 나는 죽을 수 있는가? 나는 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빠져나갈 통로가 거부되었을 때에만 힘을 얻는다. 죽을 수밖에 없다는 조건에 대한 확신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온 힘을 모을 때, 인간의 염려는 죽음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그에게 있어서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고, 그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야 한..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중 카프카에 대하여 한 작품은 그것이 완성된 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작품은 작품 안에서 작업하는 자가 작품을 또한 바깥에서 끝낼 수 있고, 작품을 통해 더 이상 내면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작품이 그를 거기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데 기여하고 스스로가 거기로부터 자유롭다 느끼는 자신의 한 부분에 의해 작품에 얽매여 있을 때 완성된다.(63) 글쓰기가 카프카에게 고독을 언명하고, 그의 삶을 사랑도 유대도 없는 독신의 삶으로 만든다면, 하지만 글쓰기가 그에게는 -적어도 가끔은 한참동안- 그를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행위로 보였다면, 그것은 어쨌든 그 자신 안에서 그 자신 바깥에서 고독이 그를 위협하고 있음을 뜻하고, 공동체란 단지 하나의 환영에 불과하며, 공동체 안에서 여전히 말하고 있는 법은 망각된 법이 아니라,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