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들」
이효석의 「들」에서 사람들의 관계는 육체의 관계로 드러난다. 주인공인 학보와 학교 친구 문수, 고향에 돌아와서 만난 옥분. 이 세 사람의 관계가 그러하다. 학보는 자연의 느낌을 인간 육체의 느낌과 결부시킨다. 이혜령은 육체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 즉 육체의 텍스트화는 불가피하게 타자성의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육체로 그려지는 대상은 어떠한 주체에 의해 해석되고 특정한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체로 타자화된 대상은 억압과 배제의 대상이다. 따라서 육체의 재현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던 학보는 학교에서 쫓겨난 이후 서울을 벗어나 고향의 들에서 자연을 만끽한다. “꽃다지, 질경이, 나생이, 딸장이, 민들레, 솔구장이, 쇠민장이, 길오장이, 달래, 무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