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철학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장애인의 배제>- 존 스튜어트 밀의 경우
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on Liberty>을 여러 해 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쳤는데, 이는 그 책에 자유에 대한 권리에서 장애인을 배제할 수 있는 문구가 존재함을 알아채기 전의 일이었다. 밀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고전적 자유주의와,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현대 미국 자유지상주의의 지도적 교리를 제시했다. ~ "이 원칙이 성숙한 정신적 능력을 지닌 인간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을 굳이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이나 청소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타인에 의해 돌봄을 받을 필요가 있는 상태에 있는 이들은 외부적 상해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도 보호를 받아야만 한다."(18)
-정치이론가들은 좀처럼 장애를 학문적 문제로 취급하지 않으면서 장애인을 배제해왔다. 우리 모두는 자율적 존재라는 의식-비록 다소 기만적인 것이기는 하지만-에 장애인들이 흠집을 낼 수 없도록 이 사회가 그들을 수용 시설로 보내 버렸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19)
-우리는 항상 도움의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중략) 이런 질실은 정치이론, 정치학, 공공 정책에 지속적인 도전 과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단순히 '의존의 보편성'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이 책이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처럼, 상호 돌봄과 도움이 우리 인간 존재에게 공기나 물과 같음을 인정하는 데까지 나아가야만 한다. (20)
-장애는 정의, 권력, 자격부여, 돌봄, 자유 등과 같은 이론적 문제들을 수반한다. 장애라고 하는 것이 돌봄 제공을 위한 자원의 할당, 편의 제공accommodation이나 의료적 치료, 공공장소에 대한 접근과 공적 참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건조 환경built environment의 개조, 만인의 평등과 존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돌봄을 제공하고 제공받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공 정책 및 입법적 의제와 관련될 수도 있고,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푸코주의적 철학자들이 보여주었던 바와 같이, 장애는 대안적인 권력 이론을 통해서도 이론화될 수 있다. 이런 이슈들, 그리고 이 이슈들이 다루어지는 방식은 다시 장애인의 시민권상의 지위와 권능강화empowerment에 영향을 미친다. (25)
-다수의 자유주의적.민주주의적 정치이론가들이 자유에 대한 근대적인 기본 관념들과 모든 인간 존재의 기본적인 도덕적 평등을 고수하는 한에서, 이런 문제들은, 그리고 장애인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배제되는가를 드러내는 학문적 연구 - 젠더, 인종, 계급, 성적 지향을 둘러싼 분석이 기존의 이론에 전했던 것처럼 - 는 정치이론과 관련된다. 정치이론가들은 흔히 다양한 형태의 주변화된 사람들에 대한 인정과 포함, 성원권membership과 시민권이라는 이슈에 주의를 기울이는데, 장애인들은 진정 이 같은 연구들에 포함되어야 하머, 불평등 그리고/또는 억압의 교차적 본질을 이론화하는 작업들에 융합될 필요가 있다. (27)
-<'장애'의 범주>
옮긴이 각주 : 장애를 분류하는 범주 및 용어는 각 나라마다 얼마간 차이가 있다. 한국의 법률을 기준으로 하면, 장애는 크게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로 분류되고, 정신적 장애가 다시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정신장애'로 분류되며,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함께 묶어 '발달장애'로 지칭한다. 즉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는 대분류에 해당하는 용어이고, 정신질환이라고도 불리는 정신장애는 정신적 장애의 한 유형이다. 그리고 '인지장애'는 법적 용어가 아닌 일종의 학술 용어라 할 수 있는데, 이 개념은 발달장애뿐만 아니라 치매와 같이 노년기에 발생하는 인지적 손상을 포괄한다.(35)
-각 장을 관통하는 몇 가지 중심적 테마들
1. 장애의 상호작용적 본질. ~ 장애는 전적으로 사회적 환경 내에 존재한다. 참여와 포함에 대한 물리적,언어적,사회적,정치적,법률적 장벽들이 특정한 상태를 '장애'로 만들어내는 유일한 원인이다.
2. 정치이론이 고전적으로 장애를 부정적이고 비극적으로 이해해왔다. 하지만 그런 장애를 좀 더 긍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방향 전환을 고려한다. 장애인들이 개인적으로 체화한 경험들이 개인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좌절감을 주고, 고통스럽고, 심지어는 비극적일 수도 있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장애를 부정적으로 간주해 왔던 역사에 도전할 수 있다.
3. 고전적 정치이론들은 장애인을 '배재된 타자'로 고려해 왔다. 장애를 정치영역 바깥에 있는 것으로 여겨왔던 고정적 사고의 틀을 깨는 것이 중심 테마 중 하나다.
4. 정치이론의 본질적인 개념들이 장애와 얼마나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자유와 평등이라는 용어, 폭력, 사회계약, 적극적 의무, 자율성, 상호 의존, 정의, 합리성 등의 정치적 개념이 장애와 얼마나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5. 정치에 대한 몸의 중심성. 장애는 '몸의 정치body politic'라는 관념을 현실화한다. 왜냐하면 몸의 정치를 언급함으로써 장애가 몸의 차이를, 그리고 사회적 관계들과 제도들이 구조화되는 방식 때문에 장애인이 직면하는 불리함을 정치적 문제로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다. (53~56)
<1장. 정치이론과 국제적 관행에서의 장애 - 평등과 자유를 재정의하기>, 바버라 아네일
-(주석) 장애학과 장애인 옹호 운동 내에서는 장애인을 지칭하는 적절한 용어가 무엇인지를 두고 무수한 논쟁이 이루어져 왔다. 특히 '장애를 지닌 사람 people with disabilities'과 '장애화된 사람 disabled persons'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나은 용어인지를 두고 그러했다. 여기서는 장애에 대한 '공민권 모델' 대 '사회적 억압 모델' 가운데 어느 쪽을 따르는가의 정도를 비롯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중요한 고려 사항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그 목적에 따라 양쪽 용어를 다 사용하기로 한다. (57)
★<장애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 그리고 그 장애학 언어의 부적절함, 빈약함>
아마도 누군가가 과거 장애인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용어들을 고찰해 본다면, 그는 ('불구의'crippled, '고통받는'afflicted, '모자란'deficient, '결함이 있는'defective, '이상이 있는'disordered, '핸디캡을 지닌'hadicapped, '정신박약의'feeble-minded, '백치'idiot, '치우'imblecile, '우둔'moron, '절음발이의'lame, '정신지체'retard, '등신'spaz 같은)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언어와 한결같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장애권 옹호 운동이 장애를 기술하는 데 점점 더 중립적이거나, 때로는 긍정적인 함의를 띤 다양성의 언어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했지만, 서구 사회 일반에서, 특히나 정치이론에서는 부정적인 함의들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깊게 남아 있다. ~ 장애학자들에게 언어가 여전히 중심적인 문제로 남아있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제니 모리스(Morris 2001, Imparment and Disability)가 말했듯, "장애학의 토대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의 경험을 해석하는 데 중심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만 한다."(71)
-장애학자인 수전 웬델(Wendell 1996, 거부당한 몸)은 장애가 결함이 아니라 젠더나 인종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지닌 한 측면으로 간주된다면, 임신중절의 윤리는 매우 상이한 논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장애를 하나의 차이로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장애인의 출생 자체를 막음으로써 장애를 예방하려는 시도들은, 남아 선호 사상에 따라 남아의 출생을 보장하려는 것이나, 유전적 기술로 피부색의 차이를 없애려는 시도와 유사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73-74)
-<존 로크로 인한 빈민의 인식 방법, 자선의 대상이 되거나 자유인이 되거나>
보상의 원칙은 실제로 자유주의 복지국가들에서 장애인들에게 더 높은 복지 급여가 제공됨을 뜻하게 되는데, 이는 존 로크의 <구빈법론>Essay on the Poor Laws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책에서 로크는 노동하지 않으려는 사람(원조를 받을 자격이 없는 빈민the unworthy poor)과 노동할 수 없는 사람(원조를 받을 자격이 있는 빈민the worthly poor)을 구별하면서, 앞서 논의된 것처럼 전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어져서는 안 되는 반면, 후자의 필요는 타인들에 의해 돌봐져야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76-77)
-즉 그들은 고용될 수 없고 의존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더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을 정도로 결함이 있는 '자선'의 대상자이거나, 아니면 아무런 '결함'도 없고 고용될 수 있는 '자율적인' 존재로 상정되거나, 둘 중 어느 한쪽이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가지려면, 그들은 그/그녀의 상대적으로 더 높은 복지 급여를 상실할 위험을 무릅써야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더는 고용될 수 없는 것으로, 요컨대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으로 더는 규정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노동을 회피하려는 왜곡된 유인을 만들어내는데, 특히나 어떤 사람이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형태의 장애를 갖고 있거나, 직장에서의 지원과 편의제공이 있으나 마나 한 정도에 그칠 경우 더욱 그러하다. (78)
-ICF는 모든 인간 존재가 건강에서 감퇴를 경험하며, 그에 따라 일정 정도의 장애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 요컨대 ICF는 장애라는 경험을 '주류화'하며, 그것을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으로 인정하고 있다. (중략) 장애를 보편적인 어떤 것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아직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특히 병원과 의료기관에 스며들지 못했고, 자유주의 이론 내에 융합되지도 않았다. 자유주의 이론은 여전히 장애를 '결함', 결손, 보상의 견지에서 정의하고 있다. (82)
-상호 의존의 원칙은 자유주의 이론이 상정하는 것처럼 의존성이 자율성이나 자유에 대한 반대말이 아니라, 그것의 전제 조건이며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장애학자 마이클 데이비드슨(Davidsin 2007)이 "다수의 장애 운동가들은........ 의존을 타인의 돌봄에 행위 주체성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그 궁극적인 궤도가 자립인, 일단의 상호 관계로 여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96-97)
<2장. 비장애중심주의적 계약 - 지적장애와 칸트의 정치사상에서 정의의 한계>, 루커스 G. 핀헤이로
-'비장애중심주의'ableism : 명확하게 장애인을 겨냥하고 있는 주변화 및 억압의 양식, 메커니즘, 기술'로 정의한다. (104)
-만일 로크와 루소의 경우처럼 이성적인 신체적 장애인이 사회계약론에서 배제될 수 있다면, 이와 같은 배제는 장애인 주체가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데 무능력하다는 것만이 아니라, 장애를 예외적이고 해소할 수 없는 정치적.도덕적 열등함의 표지로서 비장애중심적으로 정식화하고 있음이 분명하다.(107)
-장애의 관점에서 칸트주의적 인격 개념에 주목할 만한 비판을 제기한 학자 가운데 한 명은 바버라 아네일인데, 칸트의 도덕이론에 대한 그녀의 핵심적인 비판 지점은 그가 이성적 자율성에 인간 존엄성의 토대라는 절대적 위상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 아네일의 주장에 따르면, 칸트는 인격이 인간의 사고 능력에 소재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 결과 칸트에 의지하는 현대의 저자들은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없는 이들을 인격의 '표준적인' 의미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 인간이 되기에는 미흡한 잠재력만을 소유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밖에 없었다."(Arneil, 2009)(113)
-칸트는 1764년에 발표한 <정신의 질병들에 대한 시론>에서 정신착란에 대한 경험론적 어휘 목록을 처음 정립하는데, 이 목록에서 그는 "정신의 박약"이 발현될 수 있는 두 가지 경우를 식별한다. 하나는 사회적인 것으로 이는 경멸을 야기하며, 다른 하나는 자연적인 것으로 이는 동정을 야기한다. (중략) 칸트에 따르면 동정을 야기하는 자연적인 정신착란은 시민 공동체에 속하는 것의 보류와 사적 영역에서의 유폐에 대한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경멸을 받는 사회적으로 야기된 정신의 박약은 "시민 공동체에 속하는 것을 보류시키지 않는" 반면, 동정을 받는 자연적 질병은 "공식적인 돌봄 제공"official care provision에 대한 이유가 된다. 즉 공적 영역 외부의 "정신이상자 수용소"와 "광인의 집"에서 사적 유폐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125)
- 마사 누스바움, <정의의 최전선 : 장애, 국적, 종성원권> 비판. 칸트의 저작에서 ~ 장애인 주체가 고전적 사회계약론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기보다는 '누락된' 것이라는 누스바움의 주장에 대한 비판. (117)
-첫째, 그녀는 내가 장애인 주체의 의도적 배제라고 논했던 것을 '간과'와 '누락'이라는 형태로 축소한다. 둘째, 그녀는 장애인의 배제에서 나타나는 '간과'를 사회계약론의 정의에 대한 절차적 접근법의 탓으로 돌린다. 이런 문제점은 사회계약론에서 나타나는 단정적(범주적) 주변화로서의 배제의 문제를 역사적 우연성의 문제로 축소해 버리고, 그 결과 그녀의 비판이 갖는 정치적 취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사리 일축될 수 없다. (150)
- '지적장애의 비인간화' (164)
<4장. 장애를 만들어 내는 장벽, 할 수 있게 만드는 자유> , 낸시 J. 허시먼
-<장애를 이해하는 두 가지 모델>
1. '의료적 장애 모델' : 장애는 결함이 있는 몸으로부터 발생한 개인의 이상으로 여겨지며, 이 같은 이상은 '교정'되거나 '치료'되어야 할 문제를 야기한다.
2. '사회적 장애 모델' : 장애가 몸의 차이로부터 내재적으로 기인하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몸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태도, 믿음, 관련 법률뿐만 아니라 물리적 환경이 구축되는 방식을 비롯한 사회적 맥락에 의해 야기된다고 주장한다. ~ 이 모델에서 장애란 강한 의미에서 사회적 구성물이다. (205-206)
-자폐증이나 정신지체 등의 광범위한 인지장애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이사야 벌린이 사용했던 '자유'의 개념, 더 나아가 홉스의 '자유' 개념을 복잡하게 사유할 필요가 있다. (212-124) ▶ 고전철학에서는 '자유'를 신체보다는 정신에 종속된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고, 현대에 들어 정신과 신체를 분리해 왔던 고전철학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했던 고전철학적 방식으로 장애를 생각했을 경우에는 신체가 정신보다 더욱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는 있다. 하지만 정신지체 등의 인지장애를 생각했을 때 정신과 신체의 명확한 분리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장애적 시각은 칸트나 루소의 접근법보다는 홉스나 로크의 접근법을 따르는 편이 좀 더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몸이 의지에 종속된 것으로 보는 전자의 접근법에 후자가 이의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홉스와 로크조차도 몸과 의지의 분기에, 특히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장애의 이미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자유에 대한 그들의 개념화에 영향을 미친다.(241)
-페미니스트들은 몸과 정신의 이원성을 오래전부터 비판해 왔지만, 나는 장애가 이런 비판을 한층 더 진전시키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 우리의 선택은 몸의 제약 내에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제약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몸이 우리의 선택을 형성하며 때때로 어떤 선택을 명령하기까지도 한다는, 그와 같은 명령을 보다 우월한 '의지'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는 '욕망'이라고 단순히 격하함으로써 묵살해 버리는 것은 선택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것을 왜곡하는 일이라는 통찰을 말이다.(243-244)
<5장. 울스턴크래프트, 홉스, 그리고 여성들의 불안에 존재하는 합리성> , 아일린 헌트 보팅
-★<'불안'이라는 개념>
장애학과 페미니스트 정치이론 양자에서 여성들의 불안은 평가하기 어려운 난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21세기의 법률과 의학분야에서 불안을 개념화하는 방식에 서로 길항적인 두 가지 경향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임상적 불안 - 다양한 형태의 불안, 함구증, 공포증, 공황장애로 이해되는 - 은 다음과 같은 보편적 용어들로, 즉 정신의학에서는 정신질환mental illness으로, 법률에서는 정신장애mental disability로 개념화되고 있다. (251) + 임상적 불안
-임상적 불안에 대한 법률적.의학적 이해에 존재하는 이 두 가지 길항적인 경향 - 하나는 보편적이고, 다른 하나는 젠더 특정적인 - 은 장애학과 페미니스트 정치이론 양자에 일련의 상호연관된 질문들을 제기한다. 임상적 불안이 <미국장애인법>에서 하나의 진정한 장애로 다루어져야 한다면, 모든 형태의 불안이 잠재적으로 장애를 발생시키는가? 불안이 반드시 장애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라면, 우리는 장애를 발생시키지 않는 불안과 장애를 발생시키는 불안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여성이 임상적으로 불안을 겪을 가능성이 남성보다 두 배 더 높다면 여성들 사이에서 나타는 정신장애의 이 같은 '유행'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 (이는) 여성의 생리학적 특성인가? 아니면 여성에 대한 젠더 차별인가? 이런 불안 성향에 근거해 궁극적 원인이 무엇이든 여성을 남성과 다르게 대해야만 하는가? (253-254)
-홉스와 울스턴크래프트를 따라, 나는 최적이 아닌 사회적 상황에 여성들이 적응하는 것은 종종 그들에게 해롭거나 심지어 치명적일 수 있음에도, 이것은 또한 그들의 안녕에 대한 방해물을 헤쳐 나가기 위해 이성과 감정을 활용하는 그들의 강력한 역량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260) ▶ 여성의 불안이 사회적 약자로서의 경험이 체득된 결과이며, 그것이 역으로 사회적 강점이 되고, 노련하게 위험을 벗어나는 능력 중 하나로 계발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 여성의 불안에 대한 페미니즘 이론은 철학적 견지에서 장애를 개인적.집단적 권능강화를 위한 '상이한' 능력으로 재생시키고자 하는 광범위한 문화적 경향을 분명히 표현하고 있다. 내 이로은 여성들과 인류 전체를 위해 불안을 재사유하는 데 이성을 사용하고자 하는 다른 여성들의 시도를 반영하는 동시에, 또한 그런 시도들과의 연대를 목표로 한다. (264)
-불안이 종종 여성들에게 심각한 장애일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그리고 그 장애는 주로 그녀들의 통제 너머에 있는 사회적 힘들에 의해 은밀하게 형성됨을 확인하면서, 나는 불안이 부당한 상황에 이성적.감정적으로 적응하는 인지적.정서적 능력으로 여성들에 의해 재평가될 수 있고 재평가되어야만 함을 주장할 것이다. ~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 (265)
-홉스의 근본적으로 인문주의적이고 평등주의적인 불안 개념을 기반으로 해서, 울스턴크래프트 소설의 주인공 메리는 당대의 많은 감상적 소설의 비유와 고정관념에서 탈피한다. 이 자전적인, 따라서 상당히 현실적인 그녀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불안 - 합리적 느낌으로 이해될 수 있고 또 그렇게 작동하는 - 이 광범위한 사회 및 정치체제가 그들에게 부과하는 도전과제를 여성들과 장애인들이 다룰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한다. (281)
- 홉스는 모든 사람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우리의 생명과 안녕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스턴크래프트는 이런 일반적 논지를 특별히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적용했다. 가부장제 사회게 만들어 내는 젠더에 기반을 둔 특정한 문제를 고려한다면, 그들은 불안을 느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불안이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것임을 자각하는 것은 치유적인 자기 돌봄의 도덕 심리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285)
- 진정, 여성들의 불안에 존재하는 역설은 궁극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다.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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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자크 스티케(Henry-Jacques Stiker), <장애의 역사 A History of Disability)>
수전 웬델, <거부당한 몸>
제니 모리스, <Imparment and Disability>
마사 누스바움, <정의의 최전선 : 장애, 국적, 종성원권Frontiers of Justice : Diasbility, Nationality, Species Membership>
울스턴크래프트, <메리Mary, a Fiction>, 1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