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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및 기고문들

결국엔 프로이트가 승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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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써 분명해졌다. 프로이트와 그를 비롯한 고전 정신분석학은 그 권위를 잃고 하나의 소재거리가 되었음이. <인셉션>에서 보여졌던 무의식의 소재화는 프로이트와 그의 이론이 이제는 대중적인 것이 되었고, 오락거리가 될 수 있을만큼 당연한 것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프로이트와 융의 만남과 헤어짐, 그 사이에서 융에게 영향을 미쳤던 한 여인의 일화를 다루고 있다. 프로이트와 융의 이별은 많은 학자들에게 궁금증을 안겨준 사건임에 틀림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정신분석학이 지닌 역사의 전부일 수는 없다. 융과 다른 가치 있는 정신분석학이 뒤이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룬 이유는 그들이 실제 접촉을 했고, 갈등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정신분석학계의 두 거장은 이제 그들이 지녔던 무게를 벗어 던졌다. 이 영화에서 프로이트는 자신의 이론을 부여잡기 위한 권위주의자로, 융은 환자에게 전이당한 의사로 등장한다. 융은 프로이트가 모든 문제를 리비도 충동에서 찾으려고 하는 프로이트의 독단적인 분석방법에 회의를 품고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다. 하지만 자신의 환자였던 슈필라인에게 애욕을 느끼고 그녀의 방식으로 성에 탐닉하게 된다. 사랑으로 발전한 융의 감정은 프로이트가 경계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이용하려고 했던 전이의 비극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영화가 과연 융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을까. 아니면 권위자를 극복하고자 했던 한 학자의 패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나저나 프로이트의 서재는 참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