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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공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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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베르트 에코는 그의 칼럼을 통해서 사회적, 도덕적으로 "위험한" 관념들이라 해도, 그보다 더 많은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 있으며 그것을 전하는 것은 - 편견이든 사실이든 -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검열의 과도함이 무의미함을 언급한 이 글에서 쌩뚱맞게도 내가 주목한 것은 "우울증의 위기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에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권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었다.(<모비딕은 고래사냥을 부추기는가>, <<책으로 천년을 사는 법>>, pp.219~222.)

 

  무책임한 일일지 모르지만 나는 정반대로 우울에 빠져있는 친구들에게 슬픈 책이나 MOT의 음악들을 추천하고는 한다. 감정의 소용돌이 빠져있는 사람을 구렁텅이로 더 몰아내는 잔인한 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정의 침체 상황에서 만난 그러한 우울들은 오히려 어두운 자신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게 한다. 오래걸리겠지만 자신을 마주하고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슬픈 사람은 나뿐이라는 생각이 어떤 면에서는 사치이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