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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및 기고문들

퍼포먼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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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버틀러는 성(性)의 개념이 선험적인 것이 아니라 

수행적인 것(performance)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버틀러에게 젠더는 어떠한 범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고, 

행위자 스스로가 자신의 주체를 정립하기 위해 선택하거나 행동(행위)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젠더는 성 정체성을 한 가지로 규정하지 않는 것, 

성의 의미를 고정하지 않고 지연시키는 것, 

'완전히 구현할 수 없는 복합물', 

'본질의 형이상학에 도전하는 구성물'이 된다. 

이러한 개념으로 볼 때 드랙drag은 젠더 수행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드랙은 젠더를 모방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모방을 통해 생물학적 성을 낯설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드랙drag은 그 수행성 자체로 존재에 대한 고민을 가져오기 때문에 일종의 담론양식이라 할 수 있다. 

<스우파>의 '맨 오브 우먼' 미션에서 보여준 프라우드먼의 공연은 

이러한 의미에서 젠더 수행적이다. 

프라우드먼의 퍼포먼스는 남성이 여성의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여성이 남성의 역할을 수행한다. 

드랙퀸은 여성의 주체성을 고하는 가사를 고하고, 

드랙킹은 그러한 그에 존중을 표하는 춤을 춘다. 

성의 이분법을 거부하고,

그중에서도 여성을 한계지우려는 세상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다. 

결국 이 미션을 통해 남성과 여성이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제작진의 의도와 다르게 

미션의 의도를 전복시켜버린다. 

이 퍼포먼스를 기획한 모니카는 투쟁하는 사람의 피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