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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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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연애"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연맺기 방식에 대한 실험과 같다. 

한 사람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송이 타인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실험과 같다. 

나의 애정이 타인에게 가 닿을 때, 비슷한 양의 사랑이랄까, 비슷한 강도의 애정이랄까. 혹은 1:1로 대응하는 메시지를 기다리는 것이랄까. 

아무런 조건 없이, 각자의 자유로운 생활 안에서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를 바라는, 이루어질 수 없는 실험이랄까. 

그래도 적어도, 지금처럼 조건 없는 커뮤니티가 가능한 건, 일시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감사한 일 아닌가. 

나이와 직업, 돈을 떠나서 서로 함께 있음에 감사하고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 아닌가. 

내가 무언가를 했다는 것에 대가를 기다리지 않고, 상대방이 준 것에 대해 재지 않으며, 부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 앞에서 우리는 슬퍼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먼 미래에 그 사람이 나를 소홀하게 대할 것을 지금부터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것이 25년 먼저 삶을 살아간 우리 어머니의 예언인 것일까. 이 예언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까. 그것을 지금 철없는 나의 객기로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 

라깡의 말처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란 없는 것일까. 정말일까. 이 실험도 곧 실패로 돌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