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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방 안에서 동굴처럼 삼 일을 보냈다.
책도 읽었다가, 괜히 만화도 봤다가, 옛날 음악도 꺼내 들었다가.
전화도 일체 받지 않은 채로 삼 일을 보내고 나니,
그럭저럭 동네를 돌아다닐 용기도, 사람들과 마주할 용기도 조금은 난다.
가끔 나한테는 이런 동굴같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 것 같다.
요즘엔 일과가 예상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여기에 또 적응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작년에 약속했던 대로,
조교도 그만 두었고, 대신에 선배들의 도움으로 강의를 나가게 됐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강화도에 간다.
강화도 가는 길은 왠지 여유롭고 평화롭다.
그곳에서 오래 머무를 시간은 없지만, 그곳을 달리는 시간만큼은 참 좋다.
강의도 나름 재미있고, 흥미롭다.
월요일을 그렇게 보내고 나면
나머지 날들은 오전부터 학교에 나가 공부를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의외로 학교보다는 내 동굴이 더 공부가 잘 된다.
공부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기본적인 책이나 읽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러고 일주일동안 수업을 듣고, 금요일에 아르바이트를 하면 다시 동굴생활.
올 초에 기획했던 생활은 이런게 아니긴 했는데;;
다음주부터는 세미나 다시 시작하면서 고삐를 잡아야겠다.
일본어 학원도 다니고, 기타도 계속 연습하고,
충분히 여유롭게 보낸 것 같다. 그러니 이제 정신 차려야지.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