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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점부터 꼬여버린 것 같다. 나는 사랑에 그렇게 목매다는 사람도 아니었고, 어느 것 하나 아쉬울 것도 없었다.
사람의 마음에 인색했고, 언제든지 버릴 수 있었다. 그게 나를 버리는 짓임과 동시에 나를 지키는 길이기도 했다.
종종 행복하기도 했다. 그런 무심함 속에서, 나를 지키는 그런 이기적인 행동들 속에서.
이제는 나를 지키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
그냥 밑바닥까지 내던지고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만 같다.
그 사람에게 왜 그렇게도 의지하고 있는 건지.
의지하다보니까, 내가 묵묵히 가던 길도 자연히 버리게 되더라.
그 사람이 한 마디 한 마디 해 주는 충고들이 그냥 무시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도.
이제는 내가 내 길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확신할 수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일지도.
언제부터 왜 그렇게 된 건지는 차치하더라도,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펜을 잡을 수 있을까?
난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영원한 것은 없고, 지금의 이런 순간들도 언젠가는 또 다시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 될 텐데도 불구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약함은 극복할 수 있은 걸까.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할까.
재수없고, 짜증난다. 조금이라도 내 의지대로 살아본 적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