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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겸손해지고 글을 쓰면 자만해진다.
그런데 실상 이것을 실천할 때는 그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면이 채워지고
진실과 허구를 분별하는 능력이 생긴다.
반면 쓰면 쓸수록
별것도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개인적인 주장을 보편화 한다.
독서와 작문이 균형을 이루어야 현명해진다.
독서가 많은 대신 작문이 적었던 나는
결국 독서와 작문이 둘다 줄어들었다.
어쩌면 글을 쓴다는 것은 일상 속에서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일 것이다.
명명하는 일.
그러므로 관점을 가지고 대상을 판별할 필요가 있다 .
독서는 이러한 활동에 영감을 준다.
하지만 대상을 판별한다는 것은 단정적인 문체를 동반한다.
그리고 이 단정하는 습관은 곧 오만이 된다.
언젠가부터 이런 글들을 보면 경계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갖게 된 경계심일 터.
아직도 내가 세상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한 것일 것이다.
그것이 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주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자원 낭비. 에 가까운 글이 될까 걱정하는 것.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함. 그것에 내 존재이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