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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및 기고문들

"아이언맨", 삭제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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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재미 있다" "재미 없다"로 이분되는 요즘 영화평가들이 난무한다.   그래서 정말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를 구분하려면 직접 보는 수밖에 없지만,  극장에 혼자 가는 건 또 정말 싫은지라 확인하지 못하는 영화가 수두룩 하다.

  아이언맨은 볼거리도 그저 그렇고 내용도 쓰다 말았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전날 보고 왔다는 동생에게 비아냥 거렸던 것도 사실..-_-;; 
  그런데 이거....   재밌다!!
  요즘 헐리웃 SF... 정말 무시할 것 아니다. ㅋㅋ
  어쨌든 함께 영화를 봐주신 우리 복사단과 신부님께 감사하며...
 
  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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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 개발자인 토니 스타크는 전쟁터에서 피랍된 이후 무기를 만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자신의 지난 행동에 뉘우치며 자신 때문에 피해를 보았던 많은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고 싶어하게 된다. 무기개발과 전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현대의 모습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삭제된 시선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그 무기 상거래를 이용하는 미국 정부를 향한 시선이다.
  무기를 불법으로 거래하여 이득을 보려는 자는  무기개발 회사의 대표인 오베디아로 상정되어 버린다. 하지만 어디 실제 생활에서 오베디아 한 사람만이 존재하던가? 오베이아는 미국 정부의 상징이며, 무기를 직접 사서 악랄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동의 국가보다는 미국 정부 그 자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아이언맨"의 시선은 미국 정부를 등 뒤에 놓아둔 채 그의 적인 아프가니스탄 게릴라군을 향한다.
 절대 오해하지 말 것. 아프가니스탄이 실제로 폭력적이지 않다거나 실제로는 착한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무기거래업이라는, 인디영화에서는 다룰 수 없는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도 있을게다. 죽음에서 살아남아서 자신 때문에 피해를 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무기를 소거해버린다는 시시한 엔딩에도 불구하고, SF만이 다룰 수 있는 미묘한 문제들을 시원하게 꺼내놓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진짜 주역은 어디에 있는가. 이 영화가 향하고 있는 시선의 등 뒤에 진짜 악당들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문제점을 자각하면서도 차마 직접적으로 그들을 향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개발 지원금을 위해? 영화 흥행 성공을 위해? 그것이 헐리우드식 결과라 말한다면 그 또한 극복해야 할 대상일게다.